뒤늦은 영화 감상평입니다.

초보 캠핑자의 증상은 금요일만 되면,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으며 X마려운 강아지 마냥 안절부절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번주 비오면 안되는데..."

"이번에는 진짜 각 나오게 텐트 한번 쳐야겠다!"

"그래, 저녁때 비오고, 아침에 맑게 개면 금상첨화구만~"

결국은 비가온다는 이야기에 주말도 뒹굴뒹굴 모드 할 뻔하다가,

오랜만에 19세 이상 관람가를 애들은 두고 보러가자고 아내와 의기투합. 일요일 아침을 먹고 산책을 다녀온다고
둘이 슬쩍 죽전CGV로~

전날 예매할때 어떤 영화를 볼 것인가에서 아내와 의견 일치를 본것은 '크로싱' 이었습니다.

이미 펑펑 울었다는 사전 정보를 듣고, 우리도 카타르시스의 정화를 한번 느끼자는데 공감을 하고,

예매사이트에 들어갔는데...이게 왠 일 입니까? 분당 수지 주변 극장은 모두 매진 입니다.

다음주에는 꼭 캠핑 가야 하는데...할 수 없이 고른 영화가 '원티드(Wanted)' 입니다.

사실 총쏘고, 사람죽이고 부시고 이런거는 저는 좋아하지만, 아내는 별로 반기지 않는 내색입니다만,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더군요...

'영상미'는 정말 일품 이더군요. 슬로우모션으로 찍어서 휙~휙~ 돌려버리는 감독 '티무어 베크맘베토프'의

영화 찍는 기술은 대단했습니다.

뭐, 이런 액션 오락 영화에서 대단한 의미나 숨겨진 뜻(원래 없을 수도...)을 찾는다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만,

영화를 다보고 나서 느끼는 생각은,

제목이 점점 맘에 들기 시작 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원했던(Wanted) 그것!

일상적인 삶이 얼마나 소중 하다는 것. 그건 마치 공기나 물과 같아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것이죠. 매일 매일 짜릿하게 산다는 것은...글쎄요.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정도?

오늘, 그리고 내일 시간은 흘러갑니다. 우리 아이들도 콩나물 시루에 물이 흘러서 빠지는 것처럼 매일 매일

반복된 생활 이지만, 어느날 문득 뽑아보면 쑥쑥 줄기를 올리는 콩나물 처럼 그렇게 자라고 있지요.

그래서 건강한 습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백년 해로 하는 백발의 노부부가 바로 저희 부부의 '롤 모델' 입니다.

* 그런데, 이 영화를 홍보하는 분이나, 영화를 보신 분들 대부분이 이렇게 느끼더군요.

"답답한 일상 생활을 벗어나라!"

"짜릿한 일탈을 120% 즐기는 방법!"

아들의 집 근처 골방에서 숨죽여 망원경으로 바라봐야 했던 20년 세월을 견디는 아버지의 삶이

정말로 짜릿하고 멋진 킬러의 삶이었을까요?

평범하게 산다는 것. 정말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을 느끼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삶을 살고 있으니,

잘 모르겠다구요?

이렇게 영화로나마 2시간의 일탈을 즐기고 의젓하게 집을 잘 보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돌아가는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는 주말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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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플러로 위협하는 직장 상사.이정도는 글쎄, 애교수준 아닌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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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바라보는 아버지의 애뜻한 눈길..근데, 왜 큰형처럼 느껴지는 거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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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네요. 보일러 선전하는분하고도 잠깐 닮은 느낌이..ㅋ

<사진 출처 : 네이버영화>

* 총알이 휜다는 뻥을 실감나게 찍어준 감독에게 박수를~!!

   역시 뻥을 칠려면 상상을 초월한 더 큰 뻥을 쳐서 아까의 뻥은 댈 것도 아니라는 인식을 줘야함.
 
   짝!짝!짝! (나중에 나온 원형 회전 샷을 보고...커헉!)
Posted by 도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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