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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들의 꿈

오늘은 2008. 11. 20. 16:31
작은 아들은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매주 금요일에 클럽 축구교실에 나가고 있습니다. 11월 8일에 수지 축구클럽 전체 대항전이 있었습니다.

맴버 자체가 같은반에서 한팀을 꾸려서 하는 형태이다 보니, 주변 초등학교 운동회가 되었더랬습니다.

체육공원에서 치뤄졌는데, 참 좋습니다. 넓직하고, 우리동네 참 좋은 동네 입니다.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운동 나오지 못한거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잘 해놨습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습니다.

뜨끈뜨끈한 엄마표 오뎅도 준비하고, 맛있는 김밥이랑 과일이랑 음료수랑 과자랑~ ㅎㅎ 소풍 왔습니다.

아들이 '스트라이커'랍니다. 운동에 별로 소질이 없는 아빠는 긴가민가 합니다. 슬쩍 기분이 좋습니다.

예선 4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아니, 애들을 잡으려고 하나? 4경기면 도대체 얼마나 걸리는거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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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반 없이 10분 이랍니다. 하하.

첫번째, 두번째 경기 모두 0:0 비겼습니다. 아직은 축구가 아니라, 우르르 몰려다니는 '얼음.땡' 놀이 하는 것 같습니다.

공은 이미 뒤로 흘러가고...안탑깝..


많이 아쉬워 합니다.

점심을 먹고, 치룬 세번째 경기도 0:0 무승부... 마지막 네번째 경기만 남았습니다. 강팀이랍니다. 덩치도 좋고, 발놀림도

여간 아닙니다. 어리바리하다가 슛도 아닌 슛에 그만 실점을 해서 0:1 패. 예선 탈락 입니다.

아들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 집니다.

"아들! 괜찮아 괜찮아~ 이길수도 있고 질수도 있는거야. 잘했어 오늘. 화이팅!"

"네...."

뭐, 아직 어리니까 금세 잊겠거니 했습니다.

저녁 무렵 외할머니 전화가 왔습니다. 외손주 축구 소식이 궁금하신겝니다.

장모님은 축구 매니아이십니다. K리그 선수를 비롯해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줄줄 꽵니다.

FC서울 광팬이시고, 박주영 서포터즈 이십니다. (가끔 밥주영이라고 하면 화내십니다. ㅋㅋ)

"상원아 할머니다. 전화 받어"

"할머니!~ 오늘 4경기 했는데, 아~진짜! 3개는 비기고 하나는 졌어. 두번째 경기는 이길 수 있었는데, ㅁㅁ이가 헛발질해서.

공왔는데, 나한테 패스 않하고 말야. 아휴!. XX가 앞으로 잘 차줬는데, 마지막에는 ㅇㅇ가 가만히 서있더라? 앞에서 막아만

줘도 되는데..."

'~어? 이녀석 봐라? 아빠한테는 그냥, 네... 하고 말더니?'

말문이 터졌습니다. 얼굴이 상기되어서 미주알 고주알 외할머니에게 다 이른 후에야, 만족한 표정입니다.

매니아끼리라서 말이 서로 잘 통하나 봅니다.

살짝 배가 아픕니다. 나도 그래도 축구 많이 챙겨서 보는데...

그래서 아빠로서의 충고 한마디 했습니다.

"어이~ 아들. ㅁㅁ, XX, ㅇㅇ 탓하면 안되지. 남 탓하는건 잘못된거야. 니가 좀더 뛰었으면 몰랐잖아. 그렇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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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잘못했네요. 아이의 감정을 추스러주라고, 그렇게 몇번이나 다짐했건만...또 잔소리로 들리겠지요..

MBC스페셜 "내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06.9.3)1,2부" 를 보고 반성하고 연습했지만, 아직은 잘 안되네요.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들의 번호는 15번(피터 크라우치)입니다.

앞에 빠진 이가 아직도 안 나옵니다. 그래서 더 개구장이 같네요.

어이! 이리로 패쓰! 패쓰하라니깐? ㅋㅋ

단독 드리볼 장면! 잘한다 우리아들!

하루종일 뛰어다녀서 얼굴이 그을렸네요. 수고했다!


위의 대화 정답)

아들 : " 아~진짜! 3개는 비기고 하나는 졌어. 두번째 경기는 이길 수 있었는데, ㅁㅁ이가 헛발질해서. 공왔는데, 나한테 패스 않하고 말야. 아휴!. XX가 앞으로 잘 차줬는데, 마지막에는 ㅇㅇ가 가만히 서있더라? 앞에서 막아만 줘도 되는데..."

아빠 : "아, 그래서 속이 많이 상했겠구나?"

아들 : "네, 많이 속상했어요."

아빠 : "그래, 마음대로 되지 않을때 속이 상할때가 많단다. 지금은 좀 어때?"

아들 : " 얘기 하고 나니깐, 조금 풀린것 같기도 하고...그래요."

아빠 : "그래, 마음이 좀 풀렸구나, 다음번에는 좀더 연습하고 맘을 맞추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때?"

아들 : "맞아요. 연습이 좀 부족했던거 같아요. 서로 엇갈리기도 많이 하고, 따지고 보면 나도 좀 잘못한거 같아요."

아빠 : "음...그랬구나. 연습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번에는 좀더 잘 해보자! 아빠도 도와줄께!"

아들 : "네! 아빠. 알겠습니다!"

* 닭살이 약간 돋지만, 방송보면, 말 한마디 차이가 정말 어마어마 하더군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추스려 주는거! 이거!

* 점심먹고 팀 아빠들과 맥주 한캔씩들 마시면서 얘기 나눴습니다. 집값떨어졌다는 얘기와 분양가 얘기, 그리고

   자전거(이게 거의 주제였음) 얘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집값,분양가,자전거 이거 다 잘 몰라서 한마디도 못했네요.ㅋ

  (장모님과 아들의 대화에 소외되는 느낌과 비슷하더군요. 다들 어찌 그리 자전거에 관심들이 높은지...ㅋ 휴대폰 얘기 했으면, 내가 그냥 좌~악 한 썰 풀었을텐데.ㅎㅎ)
Posted by 도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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