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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8 [캠핑:1]용인레저물놀이장(080614~15)
오전에 회사에서 회의를 하고, 오후에 '코칭(Coaching)'세미나를 듣고, 부랴부랴 캠핑장으로 출발!

정말로 빡빡한 토요일 오후다.

그동안 아내가 열심히 캠핑사이트를 검색하며 준비한 장비들을 가지고, 처음 가는 캠핑이다.

집에서 텐트 한번 쳐봐야 하지 않느냐는 아내의 말을,

"어허, 내가 텐트 친 경력이 몇년인데?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하며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정작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를 펼치고는,

"설명서 어디있어?"

"집에..."

"챙겨 왔어야지!"

"칠 줄 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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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묵묵히 텐트를 바라보며, 손에 쥐어진 폴대를 어찌 연결하나...식은땀이 나기 시작 했다.

보다 못한 아내가, 플라스틱 폴대는 윗쪽으로, 초록색 4개는 각각 밑으로, 텐트의 형상을 보며 맞추기 시작했다.

역시 디자이너라서 공간 지각력이 뛰어나다...

(참고로 나는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지도를 잘 보지 못하고, 갔던 길도 10번은 되어야 익숙한반면

  아내는 딱 한번 간 길도 잘 기억해 내고, 2D를 3D로 잘 표현해 낸다.)

이제는 줄을 연결 할 차례.

텐트에 줄을 묶고, 팩에 다시 묶으려고 하는 찰나, 옆 텐트에서 말을 건넨다.

"처음 오셨나봐요?"

"아...예..."

"끈 묶는 법 좀 알려드릴까요?"

"네?(끈이야 뭐 이렇게 묶으면 되지...뭘...) 아...네.."

"폴대의 끝에 이렇게 고리매듭을 묶어서 걸고, 아래에 이것은 스토퍼 라고 하는 거구요. 아래는 묶을 필요 없이

 스토퍼를 당겨서 길이를 조절 할 수 있죠."

"아! (이렇게 쉬울 수가...한번 해보고 올걸..)고맙습니다."

"뭘요. 저두 처음엔 헤맸어요. 이건 뭐, 한번만 해보면 아는 거니까."

그렇다. 한번만 해보면, 정말 쉽게 칠 수 있는게 요즘 나오는 텐트들이다. 집에서 한번 실습하고 나오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저녁 밥시간이 1시간 왔다갔다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ㅋ


캠핑 초보 탈출1] 텐트는 사전에 꼭 한번 쳐보고 가자!


<드디어 텐트 완성!    ...하자마자 레슬링하는 두녀석들. ^L^ >


자 이렇게 해서 그럭저럭 텐트를 치고 나니, 배가 무지하게 고프다.

숯불을 붙일 시간이다.

라이터를 가지고, 불을 붙이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옆 텐트에서 말을 건넨다.

"토치 않가지고 오셨나봐요?"

"네?.......아...네.."

"토치로 붙이면 쉬워요. 자 보세요."

불꽃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리고, 활성탄은 몸에 해로우니까 숯에 불이 붙으면 빼시는게 좋아요."

"아, 그렇군요. 근데 이걸 뭘로 빼야..."

"숯 집게 안가지고 오셨어요? 마트가면 팔아요. 이것 쓰세요. 저희는 다 썼으니까"

"아, 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해서 불을 붙이고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고, 소세지를 구워먹었다.


캠핑 초보 탈출2] 토치와 숯 집게는 꼭 준비하자.



<두녀석에게 물었다. 가장 즐거웠던 일은? : 불장난. ㅎㅎ 하기야 집에서 할수나 있을까..>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땅거미가 지고, 아직은 화력이 남아있는 숯불 앞에서 아내와 와인 한잔을 하고 있자니,

아까의 당황함과 정신없음이 잊혀지고, 여유로운 평정심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양쪽 집에서 랜턴에 불을 밝히는 것을 보고, 우리도 슬슬 랜턴을 켜야 되겠기에, 랜턴 박스를 열었다.

음...이것도 역시 설명서를 놓고 왔다...

집에서 미리 본다고 꺼내놓고, 대충 훑다가 놓고 온 것 이다...이런, 제길슨..

그때 기억으로는 심지를 불에 한번 테우던데....음...

기억을 더듬어 랜턴의 유리를 빼려고 했으나, 분리법을 몰라서 힘을 주길 10여분...하마터면 유리가 깨질뻔했다.

랜턴 위쪽의 나사를 풀어서 갓을 벗기니, 심지가 두개 들어있다...그런데, 유리가 안빠지는 것이다...

정말 미치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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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양쪽집의 랜턴을 반반씩 받아서 그리 어둡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왜 불 않키냐는 아이들의 원성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봐봐~ 안켜도 환~ 하잖아. 절약 해야지, 그치?" (-_-;)


캠핑 초보 탈출3] 랜턴은 집에서 꼭 한번 켜보고 오자.


마지막으로 숯속에 들어있는 고구마를 꺼내서 먹고, 피곤하고 힘들었던 캠핑의 첫날을 마감했다.

다음날, 오후에 전시회 준비로 서울에 올라가야 되기때문에 아침먹고 얼른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정신 없었던 주말이었다. 이렇게 해서 좌충우돌 첫번째 캠핑을 끝냈다.

가장 기쁘고 즐거웠던 것은,

"아빠! 또가자!"

라는 두 아이들의 이구동성 이었다.

자! 이제 첫발을 담갔다.

아이들과 아내와의 즐거운 추억 만들기는 계속 될 것이다!

(시간은 계획을 세우고 쪼개서 쓰면, 정말로 2배,3배가 되는 것 같다. 어느 캠핑 사이트에서 이런글을 읽었다.

  '여유가 있어서 가는 것이아니라, 감으로써 여유를 찾는다' 정말 120% 공감한다. 바쁠수록 가족과의 시간을

  나눠야 하는게 핵가족 시대를 헤쳐나가는 지혜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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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재미있는 불장난!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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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처음 치고 나서 기념 사진. 휴~ 감개무량 했음.

Posted by 도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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