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을 보관용으로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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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꿈을 안고 회사생활을 시작했던 그때

인터넷이라고 하는 거대한 세상을 회사에서 만끽하고 있었더랬습니다.


DOS 로 돌아가는 인트라넷 시스템도 마냥 신기했고,


T1 선이 주는 놀라운 속도에 (당시 일반 가정에서는 잘해봐야 56K 모뎀 뿐...)


야근을 자처하며, 여기저기를 서핑하며, 지금의 '스펀지'질 을 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새로운 상품 기획을 위한 TFT 결성 그리고 미친듯이 열정을 가지고 좌충우돌....


그런데, 보고 날짜에 담당 임원이 출장을 가시는 바람에 1주일 정도가


생짜배기로 남았지 뭡니까? (보고장표는 이미 다 끝난 상태...후후)


그리고, 팀장님의 한마디..."수고들 많았어, 이번주는 푹 쉬어~"


앗싸~! 당시는 지금처럼 "업무시간에 들어갈 수 없는 사이트 입니다" 공지도 없고


지랄같은 악성 코드 걸릴 염려도 없고, 무제한 팝업도....아니다...이건 그때도 있었네..


므흣한 사이트에 발을 잘못 디뎠다가 창닫기에 쩔쩔매던 당시 모 과장님 얼굴이 떠올른다...


그러길래 진작 'Alt + F4' 신공을 배워 뒀어야지...쯧쯧...


암튼 그때 그시절에....


전세계에서 진짜 전세계에서 딱! 하나뿐인 바둑서버가 있었더랬다...


보라넷의 'GO Server' (뭐 이름이 정확한지 지금은 가물가물 하지만 우짜뜬, 전세계 유일! )


여기에서 정말 놀랍게도 전세계의 바둑 마니아들을 만나게 된다....


그것도 1996년 당시 인터넷을 즐기면서 바둑을 즐긴다는 것은


정말 IT 관련 심장부에 있으면서 바둑을 취미로 한다는 소리인데,


지금쯤은 다들 그나라에서 한가닥들 하고 있을 텐데...후후 (그럼 난 뭐냐...-_-;)


미국,캐나다,일본,중국,영국,프랑스 친구들을 바둑을 두면서 사귀었다....


그중에서 아직도 친한 내 친구 "모리 히로키"를 보라넷 바둑서버에서 알게된지


벌써 11년이다...이제는 내가 학부형이고, 히로키도 아빠가 되었으니, 세월이란....참...


지금처럼 화려한 그래픽의 3D 는 아니었지만, 단순한 가로,세로에 흰돌,검은돌이


표시되면서, 옆에 채팅창에는 살아가는 얘기 IT 관련 정보 등으로 얘기꽃을 피우던 그때..


요사이는 일본 지역을 맡지 않은 관계로 1년에 한번 정도 얼굴을 보고 있지만,


술한잔이 들어가면 꼭 그때 얘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그때 이후로 서로 맘 놓고 바둑 한판 둬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이제 각 나라별 화려한 바둑 사이트만 존재하고...


집에는 '오형제 바둑판' 하나 없다는 사실이....이제 마흔을 앞둔 자칭 IT 새내기 1세대의


가슴 시린 현주소 이다...


히로! 이번 서울오면 기원에 가서라도 한판 둬보자구~


2006년 4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친구 '도전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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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이글도 벌써 2년이 다되가네...

* 이후에 세번 만났는데, 전부 다 술집이었다는...^L^

Posted by 도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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