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먼저 못참아 하는 사람은 둘째.
같이 있으면 잘 놀다가도 툭하면 형이랑 싸우기 일쑤인 둘째.
매일 그렇게 붙어 앉아서 놀다가 형이 없으니, 뭘 해야 할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표정이다.
들째날 물어 봤다.
"상원아, 형 보고싶지?"
"아니...."
주말에 다시 물어봤다.
"형 보고 싶지?"
".....응... 근데, 형 메이플 황금사원 나온거 모를텐데, 내가 몬스터들 모아놔야지. 형오면 보여주게~"
그렇게 상원이는 형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아내는 매일 성남영어마을 에 들어간다.
전날 수업시간에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주말에 모처럼 들어가서 보려고 하니, 사진이 워낙 많아서 잘 못찾겠다. 아내는 잘 찾는다. 벌써 정원이 사진을 1주일치 모아놨다.
정말 난생 처음 아이를 2주간이나 보낸 것에 대해서 우려반, 기대반 인 모습.
그래도 잘 참고 있는 것 같다.
"엄마"는 이세상의 그 어떤 여자보다도 강하니까 말이다.
영어마을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기 아이들에게 편지 쓰는 게시판이 있다.
아내는 나보고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좀 쓰라고 난리다.
주말에 쓰겠다고 그렇게 얘기 해 놓고도 벌써 월요일이다. 슬쩍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이미 아내가 글을 올려 놓았다.
녀석, 오늘 눈썰매 타는구나.
신나게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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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정원이가 보고 싶다.
태어날때 운전면허 없으면 새벽에 어떻게 할꺼냐는 이유로 한달만에 운전 면허를 따게 했던 녀석.
아기때 밤에 잠을 설쳐서 새벽까지 꼬박 가슴에 받치고 서있게 만든 녀석.
아파트 단지에서 미끄러져 얼굴을 갈아 피범벅이 되어 엄마 아빠가 기절하게 만든 녀석.
문지방에 걸려 넘어져 응급실에서 입술을 꾀매는 방법을 보게 해준 녀석.
보고 싶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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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학년이 되지만, 항상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혼자서 2주동안 옷 챙겨 입고 빨래 하고 생전 첨 보는 친구들, 선생님과 어울려 생활 하는 걸 보니,
다 컷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훌쩍 커서 어깨동무가 되는 아들을 보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다.
아들아! 우리 올해는 캠핑도 열심히 가고, 산에도 열심히 가고 더 많은 이야기 나누면서 보내자!
아빠가 우리 아들 많이 사랑 하는거 알지?
이번주 토요일에 아빠의 특제 '치즈 라면' 기대 바란다!
< 작가 : 박정원 >